선우정아 - 도망가자
안녕하세요
마리트리 입니다.
11월로 접어드는 주말 다들 잘 보내셨나요?
10월 중순 경에 뮤직 에세이를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11월이 됐네요
지난 2,3주가 훅 하고 지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연말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보통 연말이 가까워지면
약간의 마음속 초조함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한 해 동안 일궈놓은 성취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시나요?
물론 여러 가지 상황들
그때그때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요번년도 되돌아보면
코로나로 인해 참 쉽지 않은 해였던 것 같아요
무더웠던 여름 너무너무 고생하시던 의료진 분들도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예술 쪽 종사하시는 분들도 너무너무 쉽지 않은 해였어요
세상 모든 것 쉬운 일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래도 늘 긍정적으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웃으면서 뛰어다녔었는데
그런 저도 처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었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제가
연말이 돼가는 요즘 저는
느끼는 것이
초조함도 , 만족감도,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아닌
감사함입니다.
다시 돌아보니
어느 해보다 의미 있고 더 감사한 해이기도 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그동안 편하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이
너무나 소중한 감사함이었다는 걸
더욱더 느끼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서로 이미 각자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옆에서 늘 같이 있어주는 친구들,
가끔은 툴툴거리고 티격태격 해도
금방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내 옆에서 티비 보는 우리 가족들,
아침에 모닝커피 한잔에 힘들어도 함박웃음 짓는 직장 동료들
늘 옆에서 말없이 안아주는, 너무너무 감사한 분들
'내편'
서로 아무 대가나 그런 것 없이
당연하게 옆에 있어주는 내편들
나라는 존재가 그분들에게는 존재 자체가 힘이고
또 나에겐 그분들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 큰 감사함이자 힘이고
'나라서 충분한 너라서 충분한 내편들'
이보다 큰 위로와 감동이 있을까 싶습니다.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정말 버릴 가사가 한 소절도 없는 완벽한 곡..
여러분들이 여러분만의 편인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분들을 생각하면서,
또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큰 위로와 힘을 받으실 수 있으실 거라고 믿는 곡입니다.
Maritree의 20년 11월 2일
오늘의 선곡은
<선우정아 - 도망가자 (Run With Me)>
입니다.
[All Credit]
Produced by 선우정아
Executive / MAGIC STRAWBERRY CO., LTD
Management / Magic Strawberry Sound
A&R / 김민희
Schedule Manager / 이예든
Makeup & Hair styling by Ohseongseok
Styling by ADONISPROJECT (Assistant. Kim Ji Soo)
Photograph by Kimjaemin
Artwork & Design by 정해리 (a.k.a SuperSalad) (MSB)
M/V directed by HOBIN
Published by CJ E&M
2. 도망가자 (Run With Me)
Music by 선우정아
Words by 선우정아 곽은정
Arranged by 선우정아 권영찬
Piano 송영주
Elec. Guitar 홍준호
Elec. Bass 최인성
Drum 이상민
Synthesizers 선우정아
String Arranged by 권영찬
String Performance 융스트링
Vocal Directed by 곽은정
String Recorded by 정기홍 (assist. 이찬미) (at 서울스튜디오)
Drum Recorded by 곽동준 (at Studio ARK)
Vocal, Bass Recorded by 곽은정 (at KWAK STUDIO)
Elec. Guitar Recorded by 이창선 (at Prelude)
Mixed by 곽은정 (at KWAK STUDIO)
Mastered by bk! (at GLAB Studios)
'선우정아' [Serenade]
Serenade : '저녁음악'의 뜻.
Serenade 는 본래 저녁의 음악을 뜻한다. 많이 알려진 의미는 사랑 노래인데, Serenade 가 뜻하는 몇 가지 의미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제 노래들이 낮보다 밤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왔고, 모양은 다르지만 모두 사랑을 뿌리로 두고 자란 노래들이라 ‘Serenade’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저녁에 여러분들의 귓가에 이 16개의 사랑 노래들을 들려드리는 마음으로 정규 3집을 발매합니다. - swja
이것은 슈퍼맨의 S가 아닌 선우정아의 S.
"S"의 트릴로지, 그 마지막 챕터.
3/3 [Serenade]
돌이켜보면 ‘선우정아’라는 이름의 존재감은 그녀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때부터 늘 컸다. 정규 2집이었던 2013년작 [It’s Okay, Dear]가 그만큼 강렬하고도 선명한 첫인상을 뇌리에 새긴 탓이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음악가, 프로듀서, 평단 등 음악 씬에 속한 이들, 그리고 촉이 예민한 리스너들이 일찌감치 ‘다른 차원의 재능’이 등장했음을 감지했고 이에 열렬한 호응을 보낸 반면, 그녀의 음악이 다수의 대중들 속으로 온전히 진입해 정착하기까진 이후로도 얼마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 시간들 동안 그녀는 꾸준히 좋은 작품들을 발표했고, 개성 뚜렷한 무대들을 만들어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루트로 대중들과의 접점을 만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장시켰다. 이윽고 2019년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지금, 선우정아를 소개하기 위해 어떤 정보의 조각들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건 대중들에게, 그리고 그녀 자신에게도 피차 실례가 될 것이다.
정규 2집 이후 마치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가늠하듯 음악적으로 결이 다양한 싱글들을 산발적으로, 하지만 꾸준히 발표했고, 그 와중에 [4X4] EP처럼 독특한 형식의 릴리즈나 여러 동료 음악가들과의 협업도 드문드문 해온 그녀의 정규 3집은 올해 돌연 예고되었고 덜컥 실행에 옮겨졌다. ‘앨범’이라는 큼직한 덩어리를 각기 다른 콘셉트의 세 파트로 쪼개어 순차적으로 공개, 마지막 파트에서 비로소 온전한 앨범이 완성되는 방식. 두 장의 EP [Stand]와 [Stunning], 그리고 앞서 두 파트를 아우른 정규앨범 [Serenade]로 이어지는, 소위 “S”의 트릴로지다.
트릴로지의 마지막 챕터인 정규 3집 [Serenade]는 구성적으로는 ‘Serenade’에 해당하는 새로운 악곡들이 전면에 배치되고 그 뒤를 이어 ‘Stand’, ‘Stunning’ 파트의 곡들이 각각 순차적으로 배열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언뜻 그저 큰 덩어리들을 툭툭 갖다 붙인 듯 심플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앨범 전체에 자연스러운 흐름, 맥락이 부여되었는데 이는 각 파트가 - 저마다 다른 정서, 프로덕션의 방향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 하나로 모여 앨범으로 완결되었을 때의 청사진이 애초에 일정 정도 디자인되어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 ‘도망가자 (Run With Me)’는 피아노의 선율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현악이 가세한 스케일 큰 정통 발라드. 현실에 지친 연인의 마음을 보듬듯 애틋한 사랑의 언어들을 흩뿌리는 호소력 짙은 보컬, 애잔하게 시작하지만 차츰 고조되어 이윽고 풍부한 현악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라마틱한 절정에 이르는 기승전결 뚜렷한 전개는 숨죽인 채 몰입해 보는 한 편의 슬픈 멜로 영화 같다. 통속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아마도 '세레나데'라는 앨범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곡이다.
통속과 해학을 넘나들며 보편적 공감대에 호소하는 노랫말과 선율을 짓는 좋은 송라이터이자 탁월한 곡 해석력과 연출력을 지닌 빼어난 보컬리스트, 악곡이 지닌 맛을 다양한 음악적 장치와 아이디어를 통해 최대치로 끌어낼 줄 아는 영민한 프로듀서. 아울러 가장 통속적인 음악에 가장 의외의 파격을 선뜻 덧입힐 수 있는 실험적인 면모까지. 이 모든 것의 총체가 우리가 아는 음악가 ‘선우정아’의 모습이고 본 작 [Serenade]에서도 그런 그녀의 미덕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 작품을 통해 새삼 상기하게 되는 그녀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어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일 것이다. 늘 자신의 한계를 아무렇지 않게 깨버리고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이는 아티스트.
그렇게, 선우정아는 어디에든 있다.
새로움이 있는 모든 곳에.
글: 김설탕(SUGARKiM)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참 당연하듯이 많이 듣는 편인데
'도망가자' 이 곡을 듣고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합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어쩌면 정말 이것이 위로가 아닐까..
크고 대단한 그런 게 아닌
말없이 같이 '떠나보자, 내가 어디서든 같이 있어줄게
그러고는 씩씩하게 돌아오자'
정말 바로 앞에서 ,
비 오는 날 지친 사람들 가득한 포장마차 구석자리에서
나에게 정말 의지가 되는 그런 친구가
저에게 하는 말 그 자체 같았습니다.
"괜찮아 친구야, 어디든지 가자 , 네가 힘들면 어디든지 같이 있어줄게"
"진심 담긴 마음속의 위로.."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워할 때, 애써 그걸 참고 있는 게 보일 때 정말 괴롭지요.
물리적인 타인이라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저 바라보는 그 고통은 정말 큽니다.
그래서 노래라도 해보는 거지요. 도망가자고
실제로 도망갈 수는 없겠지만, 혹은 도망쳐봤자 곧 돌아와야 하겠지만.
그래도 나라도 옆에 있을 테니 힘을 좀 내달라고.."
-선우정아
저는 개인적으로 노래 가사, 멀리 나아가서 각본, 소설, 시
여러 가지로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움직이는 멋있는 글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오히려 저는 당연하고, 소소한 그 어쩌면 별것 아닌 문장이
참 마음을 더더욱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은 굳이 그리 대단하고 멋진 말이 필요 없기에..
저희는 어쩌면
이 당연한 일상을 잃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갈 수도,
당연한 일상이 지겨워서 치열하게 살아갈 수도,
여러 선택을 하며 선 과 악을 따지면서 살아갈 수도,
여러 선택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다들 따뜻한 집밥 한 끼만큼은
그 따뜻함과 그 느낌은 항상
가슴속에 놔두고 살아가니까..
오랜 자취생활 속 배달음식으로 가득한 누군가에게
가족의 따뜻한 집밥 한 끼 그 느낌,
하루 내내 잦은 통화와 시끄러운 업무 소리 끝내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는 길
조용하게 별 이쁘게 떠있는 집 앞
작은 골목길에서 나오는 그 느낌
그런 소소함이 더욱더 쉽지 않고 어렵다는 걸
알아갈 나이 이기에..
더더욱
이 곡은 지쳐있는 저에겐 마치
따뜻한 어머니의 밥 한 끼 같았습니다.
누구에겐 당연한 것이
또 누구에겐 정말 하나뿐인 꿈일 수도 있기에
그런 소소함에 대한 감사함을 항상 잃지 않는 것이
더욱더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간은 모든 게 당연해지게 하기도
당연했던걸 뺏어가면서
모든 게 당연해지지 않게 하기도 하지만..
그냥 다른 거 모르겠고
내 인생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당신
오늘 하루도 당신 이란 존재는 참 고맙다
소중하다
이 말이 하고 싶습니다
제 옆이 당연한 모든 분들 한 테..
하단 링크는
"선우정아 - 도망가자(Run With Me)"
가사 및 곡정보 입니다.
마치며
선우정아 님의 가사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모든 걸 그릴 수 있는 하늘에 떠있는 스케치북 같다."
입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늘
선우 정아님의 노래가 나올 때면
잠시 멈춰서
하늘을 문득 보게 되는 그녀의
가사와 보컬.
덕분에 제 마음속에 있는 스케치북 하나
하늘에 올려
잠시 잊고 살았던 저의 마음속 예쁜 색 크레파스 꺼내서
그려 보게 됩니다.
이 세상 오직 하나뿐인 아티스트.
오늘은
당연하게 옆에 있는 모든 이 들을
한 번은 천천히 돌아보며
감사함과, 소중함을
잃지 않는 그런
'선우정아'스러운
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선우정아 - 도망가자(Run With Me>
그리고
마리트리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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